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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4 [책>소설]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 (2)

지금 말씀 드리는 책은 신간도 아닌, 베스트 셀러도 아닙니다. 1995년 3월 5일 초판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몇 권 팔리지 못하고 절판됐습니다. 제가 이 책에 대해 알게 된 것이 2003년이니 초판 후 8년이 지나섭니다. 하지만 그 때는 절판된 상태라 구하기 쉽지 않았고 봄 부터 인터넷, 헌책방을 샅샅이 뒤져 가을 쯤에 겨우 한 권 구해 읽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무척 즐겁게 읽었고 들고다니기만 해도 뿌듯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른쪽이 2005년에 나온 재판, 왼쪽이 1995년에 나온 초팝입니다. 재판이 분위기가 더 발랄합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야구' 지만 그 속은 아주 다릅니다. 세상살이를 야구에 빗대 신랄하고 대로는 환각상태의 그것처럼 서사를 이어갑니다. 비슷한 어법으로 쓰여진 책을 고르자면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꼽을 수 있습니다. 형식은 다르지만 화자의 대화 방식과 말투가 매우 비슷합니다.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는 한번에 술술 읽히는 책이 아닙니다. 표면상으로는 야구소설이라는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야구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세상과 사람을 야구의 규칙과 기술, 전략에 빗대 말할 뿐입니다. 또한 말도 안되게 이름이 긴 신이나 상식적으로 존재 가치가 있을까 하는 신들이 튀어나와 읽는 내내 머리 속을 뒤흔듭니다. 그래서 불편합니다. 그 불편함에 익숙해지면 비로소 이 책의 참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일종의 환각제 입니다. 환각이란 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환상문학에서의 판타지성이 아닌 현실과 현실에 없는 것을 이어 그것을 있음직하게 꾸몄다는 말입니다. 흔히들 굼꾸는 일탈 같은 작품입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도 즐겁게 읽을 수 있고 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도 웃으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을 만한 책 입니다. 더위에 지쳤다면, 세상 모든 것이 유쾌하지 않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웃을 수 있을 것 입니다.

이 책에 얽힌 이야기를 하면 제가 2005년 4월에 입대해서 첫 휴가를 나온 7월에 이 책의 재판이 나왔다는 이야길 들었고 바로 구입했습니다.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어 휴가 복귀를 하면서 들고 들어가 '보안성검토필'이라는 말도 안 되는 것 중대 반입을 하지 못했습니다.

겁 많은 이등병이었지만 중대장에게 따지고 드니 그는 책을 펼쳐

"네, 저는 신화에 대해서는 꾀나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부탁인데요, 여동생을 급히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여동생이라고! 그거 좋군 여행길 길동무로선 최고지. 당연히 근친상간을 할 작정이지?"

이 부분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더군요. 그래서 책을 전체적으로 읽어 봤나고, 보안성검토필의 기준을 알고 싶다고 하니 중대장은 책을 아무곳이나 펼쳐 이런 글귀가 나왔는데, 무슨 검토가 더 필요하냐?고 말하고 방에서 나가라고 했습니다. 분하고 억울했지만 별 수 있습니까? '까라면 까야 하는 군댄데'

결국 꼼수를 부려, 같은 층을 사용하는 중대에 있는 대학교 선배에게 부탁해 어렵지 않게 '보안성검토필'을 받아 관물대에 보란 듯이 꽂아 놨습니다. 결국, 보안성검토필은 사병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말도 안되는 규정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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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예술적